손양원기념관

(주)코마건축사사무소

경희대학교 이은석 교수는 홍익대 건축학과와 파리 국립 제1대학 소르본느를 졸업하고 예술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립 파리 벨빌 건축대학을 졸업한 프랑스 공인 건축사이며, 현재 경희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이다. 1996년 아뜰리에 KOMA를 개소한 이래, 주요 작품으로는 ‘새문안교회’, ‘부전 글로컬 비전센터’, ‘범어교회’, ‘경산교회’ 등 다수의 교회와 ‘손양원기념관’, ‘뱅루즈’, ‘총신대’ 등의 문화·교육시설, ‘리안주택’, ‘Entra 호텔’ 등의 주거·상업시설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저서로는 “아름다운 교회건축”과 “미완의 근대성”이 있다.

<설계소묘>
애국지사 손양원 기념관 ( Shon Yang-won Memorial Museum)

손양원이란 인물은 일제 강점기시대 신사참배를 거부하여 5년간의 옥고를 치렀고, 한국동란 시기에 좌우의 이념적 분쟁 사이에서 죽임을 당한 애국지사이다. 그리고 사회로부터 버림받았던 한센인들과 더불어 투철한 기독교 정신으로 살면서 한 인간의 거룩한 희생정신을 보여준 세계사에서도 찾기 어려울 만큼 귀한 개신교의 성자이다.
애국지사 손양원을 기념하는 해당 건물은 한 인물의 유산과 유물을 전시하는 박제된 전시의 방식에서 탈피하여 오히려 인간 손양원의 <저항>, <희생>, <화해>의 세 가지 정신을 세 개의 전시실 공간 속에서 인식할 수 있도록 구축한 ‘상징적 공간 기념관’ 이다.

닫힌 조형 / 번잡과 고요 사이

원형의 노출 콘크리트 실린더는 외부공간의 닫힌 조형으로써, 기념관의 상징성을 잘 드러낸다. 이 실린더는 위쪽의 하늘과 아래의 수공간을 향해 열려 있는 동시에, 시끄러운 도심으로부터 고요한 기념관의 둥근 내˙외부공간을 보호하려는 폐쇄성을 지닌다. 그리고, 기념관 방문의 시작점에서 조성되는 경사로 공간과 내부 콘크리트 복도는 외부 도시의 번잡함을 잊게 한다. 또한, 기념관을 내면적 고요로 전환시켜주는 완충적 건축 장치가 되며, 방문의 시간을 늘려 사색을 유도함으로써 그 기념성을 증대시키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있다.

들린 볼륨 / 성(聖)과 속(俗) 사이

손양원 지사는 인간적 영리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오로지 천상의 가치에만 소망을 두면서 살다가 사라져간 초인적 인물이었다. 그리하여 이 기념관은 현대 건축이 표현할 수 있는 형태이면서, 한 층 더 경건함을 표현하기 위해 ‘들린 볼륨’이라는 육중하고 심오한 형상을 결정하였다. 땅으로부터 분리되어 들려 있는, 두껍고 육중한 콘크리트 볼륨은 구조적 신비함을 통해 엄숙한 기념성을 느끼게 한다. ‘들린 볼륨’은 흩뿌려지 듯 평면에 퍼진 기둥들의 배열과 서로 다른 질감의 콘크리트 구조벽이 실린더의 한 켠을 지지함으로써 실현되었고, 드라마틱한 효과는 극대화 되었다. 원형 실린더의 콘크리트 볼륨은 약간 투박한 듯 고상하다는 측면에서 이조백자의 외형을 닮아 있고, 속이 비어 하늘을 향해 큰 원형 개구부를 조성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백자의 내부 공간과도 닮았다. 그처럼 손양원의 고결한 삶도 백색의 자기와 같았다.

경사 통로 / 직각과 대각 사이

수직면과 수평면이 만나서 이루는 직각형태의 세 개 전시실은 그 바깥을 곡면으로 스치듯 가로지르며 상승하는 대각의 통로와 연결되고, 각각의 큐브형태 전시실 틈새로 보여지는 경사로는 직각 볼륨과 대각선 대비의 정점을 이루고 있다. 큐브가 완결적이고 정적이라면 대각의 통로는 역동적이어서 대비를 이루고, 수공간과 푸른 하늘공간의 정적(靜的)인 배경은 수공간 물 위의 작은 파동과 구름의 동적(動的)효과와 대비를 이루면서 실린더 내˙외부공간의 전체적인 조화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손양원 지사가 생애동안 겪었을 형용할 수 없는 심신의 고통을 간접 경험케 하는 좁은 길은, 그의 세 가지 삶인 저항, 희생, 화해를 몸소 실천하며 외롭지만 묵묵하게, 슬프지만 강하게 전진하였을 그의 발걸음을 되새겨보도록 의도한 공간이기도 하다.

공간 전시 / 전시물과 공간 사이

이 기념관의 전시방식은 보통의 미술관이나 유물 전시관의 전시를 답습하지 않는다. 좁고 어두운 긴 통로를 거쳐서 들어가게 되는 첫 번째 방은 민족을 사랑하여 일제에 저항하다 투옥된 손양원의 ‘나라 사랑’을 상징하는 백색의 방이다. 두 번째 방은 갈라진 피부와 곪아 터진 한센인들의 피부를 형상화 하여 그의 ‘사람 사랑’을 상징하는 거친 돌의 방이다. 마지막 방은 아가페적 사랑을 의미하는 붉은 방으로 ‘하늘 사랑’을 의미한다. 방 벽에서 묘사된 거친 질감과 붉은 색채는 손양원 기념관의 가장 핵심적인 상징인데, 손양원의 죽음과 핏빛 이미지가 오버랩 되도록 의도한 것으로 이 기념관의 공간적 절정을 보여주는데, 두 개 층 높이의 붉은 방을 가로지르는 브릿지 위에서 입체적이고 긴장감을 주는 공간을 체험하게 된다. 이처럼 공간을 상징화하여 전시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이 기념관은 일반적인 유물 전시관이라기보다 손양원의 정신적 유산을 건축에 담아낸 ‘기념적 공간 전시관’이라 칭할 수 있다.
업체명 (주)코마건축사사무소
교회명 손양원기념관
위치 경상남도 함안군 칠원면 구성리 693
연면적 1,268.06㎡
규모 지상 2층, 지하1층
연도 2016. 04.
설계 이은석(경희대학교),김종헌(경희대학교),㈜ 코마건축사사무소 (Atelier K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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